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이 시작됐다.

지난 5월, 상표권자를 우선 대상으로 시작된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이 8월 30일부터 일반인도 등록 가능하게 됐다. 당연히 선착순이다.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을 끌어내기 위한 업체들의 유치 경쟁도 요란하다.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을 끌어내기 위한 업체들의 유치 경쟁이 요란하다.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을 끌어내기 위한 업체들의 유치 경쟁이 요란하다.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을 끌어내기 위한 업체들의 유치 경쟁이 요란하다.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을 끌어내기 위한 업체들의 유치 경쟁이 요란하다.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을 끌어내기 위한 업체들의 유치 경쟁이 요란하다.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을 끌어내기 위한 업체들의 유치 경쟁이 요란하다.

 

경기가 좋지 않다. 굉장했던 폭염 탓(열대야 지난 지 겨우 이틀인데, 시제가 벌써 과거형이다. 날씨만큼이나 사람의 변덕도 대단하다)이었을까? 하루하루가 어려운 경기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기업이 살아야 한다. 신규 도메인 네임임을 만들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일은 그런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새로운 수익 창출이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 첫째가 새롭게 만들어진 그 수익의 혜택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돌아가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왜냐면, 주어지는 혜택이 특정한 극소수의 몇몇 기업이나 개인에게 한정된다면, 그리고 다수의 다른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그 혜택이 부담이 된다면, 그것은 시장 전체로 봐서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신설과 등록 유도가 불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메인 업체들은 최상위 도메인 네임으로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을 신설한 것은, 기존의 영문 닷컴 (.com), 영문 닷넷(.net) 도메인을 등록하지 못했거나, 한글 닷컴(한글.com), 한글 닷넷(한글.net) 도메인을 등록하지 못한 기업이나 개인을 위해서라고 그 취지를 설명한다.

예컨대, 삼성이나 엘지가 'samsung.com'이나 '삼성.com', 'lg.com'이나 '엘지.com'을 등록하지 못한 경우, 삼성.닷컴, 엘지.닷컴을 등록해서 이용하라는 것이다.

 

방어용으로 썩어가는 신규 도메인들

 

그러나 삼성이나 엘지에게 새로운 도메인 네임인 삼성.닷컴, 엘지.닷컴은 불필요한 도메인일 뿐이다.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방어 등록을 해야 하고 그 결과 기업에 부담만을 안기는 계륵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새로운 도메인 네임이 하나 등장할 때마다 기업이 방어해야 하는 도메인 이름의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조금이라도 이름이 알려진 기업은 특히나 그 정도가 더 하다.

'도메인트렌드'라는 이름의 기업이 있다고 할 때, 기업이 방어해야 하는 도메인 이름은 domaintrend.com, domaintrend.net, domaintrend.co.kr, domaintrend.kr, 도메인트렌드.com, 도메인트렌드.net, 도메인트렌드.닷컴, 도메인트렌드.닷넷 등이 있다. 이는 최소한으로 잡았을 때의 경우다.

도메인트렌드는 그 이름이 특수한 경우지만, 회사가 좀더 크고 '미래주식회사'처럼 범용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는, 게다가 그 아래에 미래개발, 미래전자 등과 같이 여러 계열사가 있는 경우는 방어해야 할 도메인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기업에서 아무리 많은 도메인을 등록한다고 해도 실제로 사용하는 도메인은 결국 하나일 수밖에 없다. 나머지는 그냥 다 포워딩 용으로 사용될 뿐이다. 

 

기업들 등치는 '등록브레이커'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용하는 도메인은 이미 정해져 있고,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메인 네임 등록이 시작되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그 불필요한 도메인을 등록할 수밖에 없다. 

일정한 시기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이름들을 만들어내는 신규 도메인 네임은 결과적으로 특정 기업들, 곧 도메인 등록업체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하며, 이는 시장 전체로 봤을 때는 무용한 자원의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도메인을 사용하는 기업에게 무용하게 지속적인 부담을 안긴다는 점에서 일정 시기마다 신규 도메인을 만들어 장사하는 도메인 등록업체의 행태는 부당해보인다. 시쳇말로, 기업들 등쳐먹는 '등골브레이커'라는 인상이다.

 

왜 한글.컴이 아니고, 한글.닷컴인가

 

이밖에도,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의 신설을 옹호하는 업체들은 이들 도메인이 필요한 이유를 몇 가지 더 들고 있다.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은 쉽게 기억할 수 있기에 영어보다 한글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인터넷상에서 세계인들에게 한글을 접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우수한 한글을 더 널리 알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얘기들 또한 따져보면 이상한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워낙 그렇다고 강변들을 하니 그렇다 치고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개인적으로 제일 말이 안 된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한글.닷컴이라는 그 이름이다.

'닷컴'이라는 말은 닷컴(.com)을 발음하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닷'은 곧 '.'을 가리킨다. 그런 점에서 '한글.닷컴'은 그대로 읽자면 '한글(닷)닷컴'이 되고 만다. 이 얼마나 이상한 (혹은 웃기는), '맥락에도 없는' 조어인 것인가.

굳이 한글 도메인 이름을 만들고자 한다면, 그 정확한 네이밍은 '한글.컴'이어야 했다. 그래야 '한글닷컴'이라고 읽을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만들어야 했다면 이름이라도 제대로 만들었을 일이다. 명색이 최상위 도메인이 아니던가.

한글.닷컴, 한글.닷넷 도메인 등록이 못내 유감스럽고 불편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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