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비극

2008. 3. 4. 05:00
요즘 들어 자꾸 눈길이 가는 책이 있다. <자유와 비극> '사르트르의 인간존재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문학과 지성사> "현대의 지성" 총서 23권으로 나온, 나로 하여금 학과를 옮기게 만든 책이다. 손때 묻은 저 책이 며칠 전부터 자꾸 눈에 밟힌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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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10년간 하이데거와 씨름하던 나는 마침내 나의 철학 수업의 위기를 의식했고 독일식 형이상학의 열기를 프랑스적 지성으로 냉각시켜보기 위해서 심심풀이로 읽은 것이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였다. 그때 나에게 비친 사르트르는 헤겔, 후서를 및 하이데거를 절충한 재치있는 亞流 철학자였다. 그는 내가 형이상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

마침내 나는 침몰할 것 같은 침체 상태에서 견디다 못해 언어분석철학의 본산이라는 미시간대학으로 '전지 요양'을 떠나야 했다. 철학 수업이라기에는 너무나도 가혹한 비판적 분석 훈련에 시달린 몇 년 후 나는 비로소 언어의 차원과 방법론적 관점이 철학에 대해서 가지는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고 학문으로서의 철학의 개념을 인생관이나 세계관으로부터 분리함으로써 철학 연구와 삶의 고뇌를 양립시킬 수 있었다.

내가 사르트르를 재발견한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다. 나의 오랜 숙제였던 인간 존재의 의미에 관한 문제를 철학적인 방법론에 입각하여 탐구하는 데에 사르트르의 철학은 최선의 출발점이었다.


저자의 <책머리에> 있는 글 가운데 일부다.
저 책을 읽고.. 전율하며 꽤 오랜 시간을 헤맸던 기억이다. 새삼 그게 엊그제인 듯하다. 그러고보니.. 시간은 참 '쏜살같이'도 흘렀다.

다시 전율. 징후다. 앞으로 상당 기간 속앓이를 하지싶은. 잠못 이루게 하는. <통신보안>



그동안 챙기지 못하고 방치해둔 블로그를 둘러보다가 몇몇 블로그가 주인이 바뀌어 있음을 발견한다. 기한이 다 된 줄도 모르고 있던 도메인이 다른 사람에 의해 등록되어버려서다. '놓친 고기는 다 크다'는 말이 이번에도 역시 '쏜살같이' 스친다. 잘 챙길 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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