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을 말할 때면 으레 등장하는 말이 대안언론이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인터넷신문은 대안언론이 아니다. 뉴미디어다. 같은 맥락에서 주류언론이라는 말 또한 잘못된 표현이다. 기성언론 혹은 기존언론이라고 해야 옳다.

인터넷신문을 특정한 이슈몰이(이슈 파이팅)를 위한 수단 쯤으로만 인식한다면, 혹은 단순히 속보성 담론성 등의 차원에서만 본다면 대안언론이라는 표현은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신문의 개념을 속보성이나 담론성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신문을 이같이 정의하는 경우 네이버의 포털뉴스나 디시인사이드의 게시판 소식 등이 모두 인터넷신문의 범주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새로운 언론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인터넷신문의 자기 정체성을 허무는 일이다.

인터넷신문은 정보 저장과 배열, 그리고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종이신문과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우선 시공간의 한계를 갖는 종이신문과는 좌표 설정에서 판이하게 다르다. 인터넷신문은 10년 전 20년 전의 기사라도 바로 오늘의 기사와 함께 불러내어 함께 보여줄 수 있다. 이같은 기능은 일방의 축으로만 기능하는 종이신문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한마디로 패러다임 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신문은 종이신문의 아류가 아니다


인터넷신문을 단순한 대안언론이 아닌 뉴미디어로 봐야 한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즉, 인터넷신문의 좌표 설정 기능은 종이신문과는 질적으로 다른 혁명적 변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인터넷신문의 특성은 필연적으로 종이신문에 비해 더 큰 책임을 수반한다. 과거가 언제라도 현재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이같은 통시적 성격으로 인해 인터넷신문은 과거가 용서되지 않으며 거짓이 용납되지 않는 구조다. 말 한 마디 기사 하나 하나에 엄중한 책임의식이 강제된다.

나아가 인터넷신문은 종이신문에 비해 정보 저장소로서의 기능이 훨씬 더 강하다. 인터넷은 본질적으로 수많은 정보를 생산하는 구조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가까운 미래에 인터넷은 이른바 '정크성' 쓰레기 정보로 넘쳐나게 된다.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는 일은 갈수록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이유에서 인터넷신문의 정보저장소로서의 기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넘쳐나는 정크성 정보 속에서 ('편집'이라는 각 신문에 고유한 필터링 과정을 통해) 그나마 필요한 정보를 지니고 있는 곳이 인터넷신문인 때문이다.

인터넷신문의 이같은 성격에 비추어보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신문법에서 밝히고 있는 인터넷신문에 대한 정의란 실로 부실하기 짝이 없다. 종이신문과 질적으로 다른 인터넷신문의 특성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뉴미디어로서의 성격은 차치하고 저장공간으로서의 인터넷신문이 갖추어야 할 영속성이나 항구성 등에 대한 고려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인터넷신문법은 신문법과는 분리 제정되어야 한다




저장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인터넷신문은 게시판 글이나 포털뉴스 등과 어떤 차별성도 갖지 못하며, 그 의미 또한 사라진다. 인터넷에 게시되는 모든 게시물을 인터넷신문의 기사로 본다는 데는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도 오늘 있다가 내일 사라지는 게시물을 기사로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는 저장성의 문제를 떠나 신문이 갖춰야 할 역사성이나 책임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은 접근 방식이다.

인터넷신문의 정의에는 다른 무엇에 앞서 지속성에 대한 담보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적어도 인터넷신문은 자체 서버를 가져야 하며, 항구적으로 기사를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컨대, 있지도 않은 '철사줄로 꽁꽁 묶여'식의 거짓 기사로 이슈몰이를 하고 이슈몰이가 끝난 다음에는 기사를 삭제한 뒤 없는 일로 치부해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신문법에 의한 정의에 따른다면, 인터넷신문은 언론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가는 뉴미디어로서의 역할 대신에 이슈몰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소위 ‘인터넷기자협회’라는 곳을 가면 아직도 미선이-효순이를 팔아먹고 있다. '철사줄로 꽁꽁 묶여'식의 거짓 기사가 만들어낸 이슈몰이의 연장선이고, 인터넷신문이 어떻게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책임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인터넷신문의 발전은 없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인터넷신문은 운동 차원이라면 몰라도 우리가 만들고자 하고 만들어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인터넷신문의 전형이 될 수는 없다. 새로운 영역의 언론을 열어가는 뉴미디어가 아니라 기성언론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출발한 이른바 '대안언론'이기를 주장하는 경우라고 해도 이는 지양해마지 않아야 할 일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신문에 대한 정의를 저장성에 대한 담보까지를 요구하는 경우 시장진입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다. 인터넷신문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은 인터넷신문과 유사하게 기능하는 다양한 방식을 제공한다. 웹진이나 포럼 형식으로도 얼마든지 인터넷신문 같은 방식의 운영이 가능하다. 굳이 인터넷신문으로 등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인터넷신문으로 등록하는 가장 큰 이유가 그 법적 지위에 있으며, 때문에 웹진이나 포럼 형식의 사이트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당연하다. 내 말의 요지도 바로 거기에 있다. 법적 지위를 갖고자 한다면 거기에 걸맞는 책임 또한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진입에 대한 장벽이나 차별의 차원이 아니라, 인터넷신문이 종이신문의 아류나 단순한 대안언론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영역의 언론, 즉 뉴미디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장치가 필수적인 때문이다. <통신보안>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