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 등록 및 인터넷신문 창간 절차 두 번째 글을 통해, 우리는 인터넷신문 창간 및 등록 절차가 만만치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 아니, 언제는 인터넷신문 창간 등록이 쉽다면서?
- 그것도 매우 쉽다면서? 
- 근데 이제 와서 뭐야? 절차가 만만치 않다고? 이게 말이 돼? 


하는 항의성 반문이 여기까지 들려옵니다. 


그러나 사실입니다. 인터넷신문 등록 및 창간은 아주 쉽습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얘기를 하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인터넷신문 등록이 왜 이렇게 어렵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먼저 지난 글에서 본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을 다시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인터넷신문 신규등록 안내인터넷신문 신규등록 안내



보시면 알겠지만, "취재, 편집인력 5명 이상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인터넷신문'이 유일합니다. 인터넷뉴스서비스나 특수주간신문, 주간신문이나 일간신문조차도 "취재, 편집인력 5명 이상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는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인터넷신문에만 매우 높은 진입장벽을 치고 있습니다. 


참고로, 과거에는 5인 이상이어야 설립이 가능했던 법인사업자조차도 지금은 2인 이상이면 설립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시대에 5인 이상은 지나치게 높은 설립 요건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유독 인터넷신문 발행인은 5명 이상의 상시고용 증명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것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 철폐를 제일성으로 내건 대통령의 시행령으로 그것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고, 시대역행도 이런 시대역행이 없습니다.  


인터넷신문 등록은 원래는 이렇게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은 왜 갑자기 이렇게 강화된 것일까요? 그리고 갑작스레 까다로워진 시행령에도, 목소리 크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경향의 여러 메이저급 인터넷신문들은 왜 하나같이 조용히 그 영을 받들고 있는 걸까요?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을 무지막지하게 강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이를 물어서 따지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박근혜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마인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모든 게 '제멋대로'입니다. 인터넷신문법 시행령의 경우도 무슨 특별한 원칙이 있거나 철학이 있어서 요건을 강화한 게 아닙니다. 그냥 자기가 보기에 작은 인터넷신문이 언론으로 나대는 게 보기 싫고, 무엇보다 자기 맘에 드는 짓은 안하니까(큰 사업체는 딸린 식구가 많아서 맘에 안 드는 짓 못합니다. 예컨대, 미르재단 설립할테니 돈 내놔 하면 막 내놓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사업 못합니다. 근데 인터넷신문은 안 그래도 됩니다. 그러니 막 딴죽 걸고 들어옵니다. 그거 보기 싫은 겁니다.) 그러니 "5인 이상 요건 안 되면 인터넷신문 하지 마" 하고 령을 내리는 겁니다. 


이 정도면 '막 가자'는 거고, 누구 말대로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 들어도 쌉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박근혜 대통령, 이 모든 걸 각하 혼자서 하는 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같은 마인드에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각하의 충실한 수첩맨들입니다. 이 분들, 박통 말씀하시면 그거 받아적어서 시행하기 바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치어하기까지 합니다. 당연하십니다. 전하~ 뭐 이 정도.. 한마디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수첩맨들입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박근혜 각하께서 5인 이상의 인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고 저 시행령을 발표했을까요? 제 힘으로 벌어서 다섯 사람 먹여살려봤을까요? 아닐 겁니다. 그러므로 어쩌면 저 시행령은 인터넷신문이 눈에 가시인 것처럼 보였을 수첩맨 가운데 누군가가 대통령을 부추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저런 걸 시행령이랍시고 만들어두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있는 걸 겁니다. 


러셀은 세계 역사에는 네 종류의 시대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 가운데 최악은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가 많이 안다 생각하고 똑똑한 사람은 자기가 아는 게 거의 없다고 여기는 시대"라 했습니다. 바로 재앙의 시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넷신문법 시행령을 보고 있으면 '재앙의 시대'가 떠오릅니다. 


두번째는 광역시도 지자체의 인터넷신문 담당자들의 희망사항입니다.  


인터넷신문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인터넷신문의 주무부처인 광역시도청의 인터넷신문 담당자들은 말 그대로 업무 폭주 사태를 맞게 됩니다. 서울시청의 경우 일천여 개에 달하는 인터넷신문 등록 및 관리 업무를 담당자 한 사람이 맡아 처리합니다. 이건 물리적으로 감당 가능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일단 등록된 인터넷신문은 엄연히 지자체에서 그 관리와 책임을 맡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 소재 또한 당연히 담당자에게 돌아갑니다. 업무가 과다하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인허가 업무처럼 '떡고물'이 생기는 업무도 아닙니다. 까다로운 인터넷신문 발행인 상대하느라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인터넷신문 등록이 줄어들기를 세상에서 가장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각 지자체의 인터넷신문 등록 관리 담당자일 겁니다. 


세번째는 한국인터넷신문협회로 대표되는 메이저 인터넷신문의 바람입니다.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이 강화되면서, 박근혜 대통령 못지 않게 쾌재를 부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메이저급'의 인터넷신문사들입니다. 이들은 겉으로는 크게 내색은 못하지만, 뜻밖에 받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사품에 감읍하고 감읍해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인터넷신문이 언론사로 등록된 것은 불과 몇 해 전입니다. 그 이전에 모든 인터넷신문은 법의 테두리 밖에 있었습니다. 인터넷신문의 효시로 불리는 뉴스타운도 시민기자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도 오피니언 인터넷신문 프레시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이들은 기득권을 가진 기성 언론사로부터 언론 취급을 받지 못하고 출입처를 드나들지 못하는 등, 말로 다할 수 없는 홀대를 받으면서도, 인터넷신문의 지위 향상을 위해 당당하게 꿋꿋하게 싸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들의 모습은 그때의 그 모습이 아닙니다. 각하에게 순된 양 조용하기만 합니다.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인터넷신문법 시행령이 발동되었음에도 형식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 외에는 시행령 철폐를 위한 어떤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행동도 앞장서 하려들지 않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들은 이제 배부른 기득권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나와바리를 틈입해 들어오는 작은 인터넷신문을 위협적으라 여겨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어쩌면 지금 "우리 그냥 이대로 살게 해줘"를 마음속으로 부르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르긴 해도 십중팔구는 아마 그럴 겁니다. 적어도 지금 이들이 인터넷신문법 시행령을 두고 침묵하는 양을 보면 그렇습니다. 이미 기득권이 된 이들에게 5인 미만의 소규모 인터넷신문은 박근혜 대통령과 힘을 합쳐서 내처야 할, 자기 밥그릇을 뺏거나 위협하는 타도 대상일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대뽀 마인드, 책임에서 자유롭고싶은 지자체의 담당자, 지금 이대로가 더 좋다는 이제는 기득권이 된 메이저급 인터넷신문 언론사들의 침묵, 이 세 가지가 강화된 인터넷신문법 시행령이 발동된 이유고, 세상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자기 모순의 시행령에도 인터넷 세상이 고요한 까닭입니다. 


그렇다면, 이같은 상황에서 인터넷신문을 운영할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요?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그 대안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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