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물에도 빠져죽는다는 말이 있다. 재수가 없으면 수심이 얕은 물에서도 코를 박고 죽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영화 '언더워터'는 딱 그 말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언더워터는 외떨어진 공간에서 극한의 상황에 처한 주인공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여름 공포 영화다 무슨 사연인가로 멕시코의 외딴 해변을 찾아 파도타기를 즐기던 주인공 '낸시'는 갑자기 등장한 상어의 공격을 받고 근처의 작은 암초로 겨우 피신한다.

 

 

영화 언더 워터 포스터영화 언더 워터 포스터

 

 

암초에서 해변까지는 200미터 남짓. 소리를 지르면 닿는 가까운 거리지만, 바다 밑에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 당했다고 여기는 거대한 식인 상어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밀물이 되면 암초는 거의 물에 잠기고 주인공은 상어의 타겟이 된다. 그야말로 재수가 없으려면 접시물에도 빠져죽는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도 얕은 물가를 뜻하는 샐로우즈(The Shallows)다.

 

영화는 재밌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주인공의 디테일한 연기가 압권이다 무대뽀 상어의 활약도 놀랍고, 갈매기 스티븐 시걸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그림같은 해변과 투명한 물빛, 그리고 파도타는 장면은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오래도록 가슴에 여운으로 남는다  

 

 

영화 언더 워터 스틸 이미지영화 언더 워터 스틸 이미지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 기억에 남을 영화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이 영화를 보는 일이 절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금요일 저녁에 언더워터를 보려고 상영관을 찾았다. 서울에서는 영등포 롯데시네마와 강남의 월드 어쩌고 하는 영화관 단 두 곳에서만 상영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상영 회차는 하루에 딱 한번 뿐이었다. 결국 영화 보기를 포기했다.

 

미련이 남아서 오늘 저녁 다시 워터월드를 검색했다. 롯데시네마 부천역에서 밤 10시 25분에 상영하는 걸로 나왔다. 40석의 작은 영화관이었다. 남은 좌석은 4개. 바로 예매를 하고, 출발했다. 예매한 시각이 9시 55분. 출발 시각은 10시 정각이었다.

 

 

영화 언더워터와 스크린 독점 문제영화 언더워터와 스크린 독점 문제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이른바 천만 관객 동원 영화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함께 등장하는 말이다. 천만 관객 동원 영화의 이면에는 대형 제작/배급사의 스크린 독과점 전횡으로 인해 상영관조차 잡지 못하고 사라지는 '언더' 영화가 있다는 비판적 의미에서다.

 

이번 언더워터 상영관을 찾기 힘들었던 이유는 영화 인천상륙작전과 부산행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의 거의 모든 상영관을 이 두 영화가 독식하고 있고 이 때문에 언더워터는 영화가 가진 본래의 평가에 걸맞는 상영관을 구하지 못한 탓이다. 인천상륙작전과 부산행의 흥행 돌풍 여파가 몰고 온 씁쓸한 현상이다.

 

밤 늦은 시간, 언더워터를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차를 몰면서 스크린 독과점의 폐해를 실감했다. 그리고 문득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졌다. 이 문제가 학국 영화 발전에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도 궁금해졌다.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 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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